합격수기

안녕하세요! KBS 46기 윤세하입니다. 2021.07.05


안녕하세요. 아직까지는 제 이름 앞에 성우라는 타이틀이 낯설기만 한

Kbs46기 윤세하입니다.

 

저를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거에요.

수업도 최지훈선생님, 이미나선생님, 김지혜원장님 세분한테만 들었고,

2년정도 다녀서 친한사람이 몇 명 안되거든요

 

여튼, 후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 성우를 꿈꾸다

 

저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드라마, 영화를 보며 연기가 참 재밌다고 느꼈고

나도 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꿈만 꾸며 지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소심한 성격이라 남앞에 나서는게 두려웠던 저에게 남들앞에 나서야 하는 연기자가 되는건 불가능 하다고 판단을 내렸고

정말 꿈으로 간직만 하고 있었습니다.

어렸을때 외화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긴 했지만, 그냥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만 봤지 저 사람들은 누굴까?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치 않게 라디오에서 연기하는 걸 듣고, 연기하는 사람이 성우라는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아, 성우는 음성연기자구나. ? 소리로만 연기하는 거라면 남들앞에 나서지 않아도 되니까 나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도전해? 말아? 이런 고민들로 몇 달을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버스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내가 꿈을 이루는 순간 나는 또다른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나폴레옹의 명언을 듣고, 그냥 도전해봐야겠다, 지금 내가 도전조차 안해보고 포기하면 평생 후회하며 살 것 같다라는 생각에 무작정 인터넷으로 성우 학원을 검색해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 첫 번째 저의 시작이었습니다.

 

두 번째 - 현실을 마주하다.

 

저는 살면서 소리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고,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말도 잘 안해서 발성도 엉망이고, 말을 많이 하면 목소리가 쉬기도 하고, 발음도 안되고, 물론 연기를 배워본 적도 없고, 그냥 무작정 학원을 등록하고 가보니 와.. 세상 소리 좋은 사람들만 다 모아놨나? 싶었습니다.

거기다 선생님들은 뭐 스피커가 몸에 따로 달려 있나 싶을정도였고

저게 성우구나 싶으면서 나 잘못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6개월 코스를 끊어 놓았기 때문에 6개월만 일단 해보자라고 학원을 다녔고, 처음 연기를 할때는 너무 쑥쓰러워서 얼굴도 빨개지고 소리도 염소소리마냥 떨리고 그랬는데 집에 올때는 너무 행복했어요. 내가 연기를 했어!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고 너무 재미있어서 6개월을 다니고 또 다음 3개월을 다니고 하며 1년을 그렇게 재미있게 다녔던 것 같아요.

1년이 지나고 나선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 내 직업으로 삼고 도전을 해볼 수 있을까? 저 소리 좋은 사람들틈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랑 다른사람들이랑 이것 저것 비교해 보며 내린 결론은.

그래, 도전해보자. 한번 사는 인생인데, 그리고 살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은데, 직업쯤은 내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하고 싶다.

대신 나는 다른사람들이랑 시작점이 다르다.

그러니까 좀 기간을 길게 잡자. 그래서 7년이라는 기간을 잡았습니다.

물론 그것보다 좀더 몇 년이 걸리긴 했지만요..

  

세 번째 -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

 

20대에는 시험을 떨어져도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이게 다 내가 성우가 되는 과정중에 하나일 뿐이다.

밑거름으로 삼고 내년에 더욱 성장하자.

그러다 제가 정해 놓은 기간에 다다를수록 초조해지고,

나이가 차면서 불안해지고, 난 성우가 될거야! 라는 마음이

될수 있을거야. - 되겠지? - 안되면 어떡하지? - 안되나봐

이런순으로 진행 되고 있었어요.

환기좀 시켜보자 라는 마음에 다른 학원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때 눈에 들어왔던게 보투보 였습니다.

11 수업방식이라는게 저한텐 신기했고,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최지훈 선생님 수업을 등록을 하고

첫 수업을 진행 하는데 온전한 내 시간이 보장되고 남들 신경 안써도 된다라는게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 부족한 연기 이런것들을 개별적으로 코칭받을 수 있어서 전 좋았어요. 근데 아쉽게도 한달뒤에 수업이 없어져서 다른반으로 이동을 해야 했고, 그다음 선생님이 이미나 선생님이었습니다.

굉장히 자존감이 낮아져 있을 시기였는데,

세하야 너 왜이렇게 잘해? 왜 떨어졌지? 넌 잘하니까 자신감을 좀 가져!!

이렇게 제 자존감이 올라가게 도와주셨어요.

(선생님 그당시에는 제가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을 시기여서 사실 그냥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스타일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ㅎㅎ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한 두달쯤 지나고 미나샘이 김지혜원장님 수업을 추천해 주셨어요.

저한텐 김지혜 수업이 더 맞겠다 하셨고, 마침 원장님 수업 자리가 있어서 그렇게 마지막 선생님이었던 김지혜 원장님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지혜샘 첫 인상은 음좀 카리스마있다?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다?

원장샘이라 좀 무서웠던 것 같아요…ㅎ

그때가 이제 대원방송 10기 시험 이었는데, 1차파일 녹음을 세 번정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두 번하고 2차준비하자~ 그러셔서 1차 파일 더 녹음하자고 했더니 너 1차만 보고 안볼거야? 이러시더라구요. 그래서 1차가 붙어야 2차를 볼수 있잖아요. 근데 지혜샘이 너 1차 떨어지면 진짜 운 없어서 떨어지는거야 이정도면 붙어! 확고하게 말씀하셔서 네 하고 제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1차 붙더라구요. ~ 역시 이것이 바로 지혜샘인가?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3차에선 떨어졌지만, 에고 운이 없었다 다음엔 붙을거야 라며 카톡으로 위로해주시고, 시험이라는게 운이 많이 작용하니까 너무 상심하지 말고 넌 성우될수 있어! 라며 응원 해주셔서 기운을 차릴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 그렇게 파이팅을 외치며 다음시험을 준비하는데 원래는 kbs가 먼저 뜬다고 예상했었는데 미뤄져서 대교가 먼저 떴습니다.

대교는 한번도 붙어본 적이 없어서 내가 붙을까? 라는 의심을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지혜샘한테도 계속 이게 될까요? 정말요? 이거 맞아요? 라며 녹음 내내 선생님을 괴롭혔던 기억이 나는데 1차 합격발표나고 지혜샘이

거봐 내말 들으니까 붙잖아!! 라고 카톡 왔던게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을 못 믿은게 아니라 제 자신을 못 믿었습니다 오해하시말아주세요~)

그때 최종에서 떨어지고 사실 이제 끝났다 싶었어요.

지금까지 통틀어 제일 열심히 준비 했던 시험이고, 나이도 적지 않은 나이였고, 그래서 사실 지혜샘한테도 전 여기까진가봐요 라고 얘기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지혜샘이 아니야 최종까지 간거면 너 못해서 떨어진거 아니야. 다음시험에 붙으면 돼~ 라며 절 또 일으켜 주시고 기운이 많이 없어 보였는지 수업시간에도 힘좀내! 다음시험에 붙으면 되지! 라며 이야기 많이 해주셨습니다. 나 혼자만으론 시험에 정말 붙기 힘든 것 같아요. 시험은 혼자 준비하는것도 아니고 선생님, 그리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비로소 합격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 내가 나를 의심해도 내가 성우가 될수 있다고 굳게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이렇게 후기를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절 믿어주신 미나 샘~ 그리고 거의 저에겐 어머니 같은 지혜샘~ 감사합니다.

 

마지막 - 합격!!

 

인터넷으로 확인을 하고 한참동안을 멍하니 있었던 것 같아요.

저게 정말 나 맞나? 새로고침 여러 번 해보고 어? 나 맞네?

~ 정말 된건가? 이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합격하면 세상이 무너져라 소리지르고 펑펑 눈물을 쏟을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그냥 멍~때리고 있었고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이눔시키 고생했다 라며 연락주신 미나샘.

될줄 알았어 난 믿고 있었어 촉이 왔어 근데 너 시험에 영향줄까봐 그냥 말 안했어 라며 2차시험때부터 계속 케어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지혜샘.

전 이렇게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11년간 총 30번의 시험을 끝으로 합격을 했습니다. 현재는 2일간 교육을 받은 상태고 내일이 마지막 교육인데요.

처음 출근을 하고 팀장님이 사원증을 목에 걸어주셨는데, 그제서야 좀 와닿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 사원증을 목에 걸기위해 그동안 애썼다라며 제 자신을 위로해주며 한참을 사원증을 쳐다봤네요.

이게 어떤기분인지는 말로 표현을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그냥 제가 성우가 되는 여정을 글로 써봤습니다. 과거에 저는 성우가 될수 있을거라는 확신은 없었어요. 그냥 도전해보고 안되면 포기하자.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도전을 해본 거였는데, 지금도 사실 믿기지 않지만 점점 마음에 와닿기 시작하는 중인 것 같아요. 지금도 열심히 수업하고 연습하고 합격을 향해 달려가시는 학우분들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힘들때 보던 그림인데 이 그림을 끝으로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이스투보이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