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안녕하세요! 대교어린이TV 9기 김훤입니다. 2020.02.13



안녕하세요. 대교어린이TV 9기 전속성우가 된 김훤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에 합격전화를 받고 정신없는 와중에 얼떨떨한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만 연발했던 것 같습니다. 합격을 축하해주신 모든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많이 부족한 저이기에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각오로 정진하겠습니다.

저는 뭐든지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정규수업 외에 스터디나 특강 등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있으면 뭐든 하려고 했고, 친구들과 하는 더빙 스터디나 연극 동아리 등 학원 외의 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였습니다. 욕심이 많아서 어떤 달은 수업 4개, 스터디 3개, 보컬학원에 애니더빙 동아리까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내야만 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시간 외에는 오로지 성우공부에만 매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에서는 매번 낙방했습니다. 2015년 투니버스 9기 시험을 시작으로 총 17번의 공채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에 낙방할 때마다 제게 부족한 점이 무엇이었나 생각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시험에서의 탈락이 제게 부족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주진 않았습니다.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 답일까? 공부를 더 많이 해야할까? 정확한 답을 알지 못했던 저는 막막했지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공부했습니다.

작년에는 공채시험을 치르고 나서 많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재작년 최종면접 진출 이후 이듬해에는 최종면접에도 가지 못하고 탈락하자 자존감이 낮아졌습니다. 공부를 더 하기가 무서웠습니다. 해가 바뀌어도 실력은 더 떨어져만 가는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하락세라고 했습니다. 답이 없는 공부를 놓지 못하고 있는 제가 한심했습니다. 

그렇게 힘들어하고 있는 저에게 원장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넌 어디든 합격할거야. 이번에는 아쉽겠지만, 다음 시험이든 다다음 시험이든 넌 성우가 되긴 될거야.” 

되긴 된다. 라는 말은 그때의 저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제가 제 자신을 믿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간절했기에 시험 때마다 조바심을 냈고 편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시험장은 긴장의 연속이었고 실수하면 끝난다는 생각이 머릿 속을 지배했습니다. 잘 봐도 잘 본 것 같지 않았고 시험 결과가 나기 전까지 식욕이 없어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했었습니다. 절실함은 어느 새 절박함이 되어 제 자신을 좀먹고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대교방송 시험을 치렀습니다. 좀 더 여유있는 마음으로 시험에 임했고, 2차 시험장에서는 ‘실수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보다 ‘즐기고 와야지’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긴장했을 때 보다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었고, 심사위원님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경직되지 않고 밝게 대답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3차 면접전형에서도 ‘논리보다 감성이다’라는 생각으로, 대답을 외워서 하려기 보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의도했던 것 보다 너무 긴장을 하지 않아서 횡설수설했던 것 같아 걱정이었지만, 심사위원분들께서 ‘성격이 밝아 보인다’, ‘듣다 보니 자꾸 빠져든다’라고 해주셨습니다. 조금은 대답이 서투를 지라도 웃음을 섞어가며 긍정적으로 대답했던 것이 좋은 쪽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확한 코멘트로 하나하나 세세하게 지도해주셨던 원장선생님,
따뜻한 감성으로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셨던 이미나 선생님,
냉철한 분석으로 매너리즘에 빠질 뻔 했던 저를 일깨워주신 이동훈 선생님,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게 도와주신 김성연 선생님,
방송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주신 송대선 선생님!
못난 저를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도 안 듣고 많이 부족한 저이지만 이제는 학원말고 현장에서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임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응원해주셨던 사성웅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주말마다 뵙진 못하겠지만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전지원 선생님, 윤승희 선생님, 장은숙 선생님!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항상 밝게 인사 받아주시고 시험 붙으라고 기 팍팍! 불어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의 응원이 정말 많은 힘이 됐습니다!

합격해서 너무나 기쁘지만, 이제 겨우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생활하겠습니다! 부족한 것은 배우고 느끼며 성장하는 성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