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안녕하세요! 대원방송 10기 정의택입니다. 2019.11.01


안녕하세요! 이번에 대원 10기로 입사하게 된 정의택입니다. 후기를 쓰는 지금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무슨? 내가? 되다니?  

제가 성우를 준비하게 된 것은 대략 2014년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중 인원수 미달로 인해 듣던 반이 해체되는 일이 벌어졌고, 장은숙 선생님께 의견을 구하여 이곳 보이스투보이스로 학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학원 자체로도 제게 신선한 충격을 준 학원이었는데요, 우선 강의가 1:1 레슨식으로 이뤄진다는 점과, 기존에 마이크 없이 연기 단문으로만 수업을 했던 것에서 벗어나 강의실에 부스가 하나씩 달려있고, 수업시간마다 마이크 앞에 서서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2,3차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의 마음의 부담을 많이 줄여준 것 같습니다.

더불어 스터디를 통해 수업 외의 많은 지망생들과 교류를 해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피드백으로 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여러모로, 이 학원에서 방점을 찍게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장은숙쌤 수업에서는 더빙을 익혔고, 그 작업은 기존의 수업방식에 매너리즘에 빠졌던 저를 다시금 신선한 느낌을 받게 해주었습니다. 그간에 박혀있던 나쁜 습관과 잘못된 발음법을 기초부터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매 수업마다 더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1년이 되어갈 즈음, 선생님께서 낯선 환경에서 배워보실 것을 추천하셨고, 그렇게 이동훈쌤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김지혜 원장님께 배우기 시작한 때는 은숙쌤 수업을 들은 지 약 4개월이 지났을 즈음이었습니다. KBS가 현장시험에서 녹음파일로 처음 전환되었을 때였습니다. 지혜쌤께 1개월 만에 KBS42기 시험에 1차 합격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최종까지 올라갔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안되었습니다. 이후에, 기본적인 발음 발성의 교정과 감정의 표현 등을 위한 모사 수업을 위주로 수업을 들었습니다. 더불어 자기말모사과정이 있었는데요, 자신이 평소에 쓰는 소리가 어떤지, 보다 확실하게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동훈 선생님께 강의를 들으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제가 재산이라고 생각했던 예쁜 쓰레기들을 손에서 놓는 법을 연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점들로 구성된 연기가 아니라 선으로 구성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소리를 쓰는 것 등등...! 그리고 2018, 나름대로 모든 것을 쏟았다고 자부했지만 결과는 또 1차도 못가고 낙방. 선생님의 강의 시간에 아주 솔직한 심경을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들어갈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게 아닌 운명인 사람들은 그냥 열매도 없을 도전을 하면서 밑을 깔아주는 느낌이라고요. 그런 뒤틀린 의견에 동훈쌤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네가 정말, 정말 정말 열심히 하고, 이것만 생각하고, 모두 다 하얗게 불태워서 미련도 없다면 그만둬도 되는 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남아있는 미련들 때문에 영화도 더빙판을 보기 힘들 것이고 애니나 게임도 마음 한 구석이 아려서 못 보게 될 건데 괜찮아?”

, 정말 그렇겠구나. 잿더미에 불씨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송정희 선생님 수업에서는 지혜쌤 수업에서도 들었던 감정연기의 연장선상에서, 진짜 감정이 느껴질 때까지 시간을 두고 내면에 집중하는 연기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럴 듯하게 들리는 게 아니라, 정말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는 감정을 잡아서 연기하는 것은,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를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학원반이 없어질 때, 진로에 고민할 때 제 전화를 받아주시고 좀 더 해보자고 말씀해주신 안현서 선생님, 연습 초기 열심히 안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스러웠던 이기호 선생님, 김혜주 선생님, 안소연 선생님, 이주창 선생님, 임주연 선생님, 언제나 제 멘탈과 발성을 위한 호흡에 조언해주셨던 사성웅 선생님, 성실하다고 예뻐해주신 윤승희 선생님, 늘 멋지다며 칭찬해주시던 고재균 선생님, 욕심을 비우고 연기하라 말씀해주신 은정 선생님, 요녀석 참 잘한다며 칭찬해주시던 김성연 선생님과 이미나 선생님, 애니 드라마 반을 통해 또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신 여윤미 선생님, 언제나 따듯하게 격려해주신 송대선 선생님, 함께 행사를 다녀오며 더빙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주신 유호한 선생님, 김선혜 선생님, 조현정 선생님, 소연 선생님, 서지연 선생님, 오인실 선생님, 김정아 선생님, 김신우 선생님! 기술이사님으로서 사업부를 함께 지탱해주신 임정길 선생님까지, 정말 수많은 선생님의 지도와 조언들이 이런 오늘을 만든 것만 같습니다.  

솔직한 심경을 밝히면...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준비과정은 끊임없이 나태해지려는 자신과 그럼에도 달려야 한다는 자신의 끝없는 싸움이었습니다. 기초연습은 귀찮았고, 잘하는 것만 하고 싶고... 칭찬을 안받으면 기분이 썩 좋지 못했고, 도전에 열매가 없으면 전부 내던지고 싶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했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길이니까. 에미넴의 lose yourself에 나온 가사처럼 언젠가 기회는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보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자신을 갈고 닦다보면, 소중한 기회에서 그 노력을 보일 수 있는 부분이, 분명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결과를 위해 해주신 조언과 제게 주셨던 모든 감사함을 기억하겠습니다. 절 키워주신 건 9할이 선생님과 함께 꿈을 꾼 여러분이었습니다. 어디에도 부끄럽지 않은 성우가 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